살아가면서 중종 우리를 감동케 하는 여러 순간들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를 감동케 하는 것은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지극히 작은 것일지라도, 그 안에 진심 어린 배려와 사랑이 담겨 있음을 깨달을 때 감동하게 됩니다.
성경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인생의 연약함을 세밀하게 살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때면 그 사랑에 젖어 들게 됩니다.
레위기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광야에서 제사법과 여러 규례들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제 곧 가나안으로 들어가서 살게 될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하면 그 땅에서 영육간에 강건하고 복된 삶을 누릴 수 있을지? 하나님은 조목조목 설명해 주십니다. 마치 집 떠나는 자녀를 염려해서, 이것저것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잔잔한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레위기 27장은 서원에 관한 내용입니다. 서원이란 하나님께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사람, 동물, 혹은 자기의 밭을 걸고서 하나님께 서원하곤 했습니다. 사람 사이의 약속도 어기면 신뢰를 잃게 되는데, 하물며 창조주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인생에게 “너 하늘이 두 쪽나도 서원을 지켜야 한다. 서원 못 지켜? 그럼 너 죽는다” 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연약함을 아셨기에 서원을 무를 수 있는 방법들까지 세밀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잘못된 서원이나 감당치 못할 책임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시려는 하나님의 자상한 배려인 것입니다.
서원한 것을 무를 때 사용된 영어 단어가, 'Redeem' 입니다. 누군가가 대신 값을 지불함으로 자유케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생이 감당할 수 없는 약속의 멍에에서 놓여 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대신 값을 지불하는 길'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이 원리는 복음의 핵심으로 이어집니다. 죄의 삯은 사망이며, 모든 인류는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생의 연약함을 아시기에, 우리 죄의 값을 그리스도에게 넘기셨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우리의 죄를 ‘물러 주심(Redeem)'
으로 우리의 구세주(Redeemer)가 되어주신 것입니다. 만약 주님께서 그 값을 대신 치러 주지 않으셨다면, 우리 중 누가 감히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 설 수 있겠습니까?
물러 주심 자체가 말로 다 할 수 없는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과 우리를 바꾸심으로써, 우리를 예수님만큼 가치 있는 존재로 여겨 주신 것입니다.
우리를 존귀한 존재로 회복시키기 위해 주님이 고난당하신 고난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한 주간, 나를 대신해 값을 치르신 구속의 은혜를 깊이 묵상하며 감사와 경건으로 살아가는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