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부터 마음이 들떴습니다. 부모형제를 만난다는 기쁨만이 아니라, 내 조국에 왔다는 기쁨 때문이었습니다. “외국에 나가 있으면 애국자가 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조국이 반갑고 또 그리웠습니다.
입국심사를 위해 가는 와중에, 예전에 읽었던 “재미교포도 내국인과 같은 라인에서 입국심사를 받는다”는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직원에게 “재미교포인데 어디 줄에 서야 하나요?”라고 질문했더니, “하늘색 화살표를 따라 가세요” 친절하게 말해 주었습니다. 안내를 따라 쭉 걸어갔더니, 한 가정만 앞에 서 있었고, 덕분에 입국심사를 5분도 되지 않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빨리 입국심사를 마쳤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조국이 재외교포들까지 배려한다는 사실이 감사했고, 그래서 한국에서의 첫 시작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식당에 가서 “여기 물 좀 주세요.” “주문 받아 주세요.” “반찬 좀 더 주세요”라고 했더니,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 온 사람을 바라보는 듯 주변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보았습니다. 몇 년 만에 한국에 왔더니, 그 사이에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물은 셀프 서비스였고, 주문은 테이블마다 놓여 있는 작은 메뉴판 기계로 직접 해야 했습니다.
한국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역시 음식문화였습니다.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아서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해야 할 정도였고, 무엇이든 배달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참 편리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참 편리했고 또 편안했습니다. 보이는 사람들 모두 한국인이었고, 간판마다 한글이 적혀 있었으며, 어디를 가든 한국 음식점들이 가득했습니다.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아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사람도, 음식도, 거리도, 문화도 여전히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거리를 걸을 때마다 추억들이 떠올랐고,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외국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깨닫고, 고백하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옮겨 심으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부모형제, 추억이 담긴 거리와 고향과 조국을 떠나 낯선 이국 땅으로 오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과 계획 가운데 옮겨와 심으신 것입니다.
저희뿐이겠습니까? 우리 주님의 교회 성도들 모두를 하나님께서 이곳으로 옮겨와 심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 머물고 있는 자리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꿈과 비전이 담겨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선교사인 셈입니다. 내 가정의 선교사, 내 직장의 선교사, 그리고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 땅의 선교사입니다. 우리에게 비전을 두시고, 이곳으로 옮겨와 심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바라기는 우리 모두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그 비전과 사명을 붙들고,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