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부터 ‘군사부일체’라는 말을 듣고 자라왔습니다. ‘나라의 임금님과 선생님과 부모님은 하나다. 그러므로 임금, 스승, 부모는 한 몸과 같으니 정성을 다해서 받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가르침탓에, 한국에서 선생님의 권위는 하늘과 같았습니다. 선생님이 말씀 하시는 것은 다 정답이고, 선생님이 틀린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수업중에 학생이 ‘선생님! 그것 틀렸는데요’라고 말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고, 혹 어떤 학생이 그렇게 말했다면, 죽음을 각오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한 분위기였기에, 선생님은 자신이 틀린 것을 알아도 인정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권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당연시 여겼던것 같습니다. 한 번은 주안이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틀려서 자신이 이야기했다’고 해서 깜짝 놀라서 ‘그렇게 해도 돼?’라고 물었더니, 여기서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합니다. 수업중에 아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선생님은 자신이 틀린 것은 틀렸다고 시정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은 시험후에 선생님께서 주안이의 시험지를 돌려 주었느냐? 돌려 주지 않았느냐?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선생님께서 자신이 돌려 준 것을 확신하면서 이야기하였기에, 주안이가 아이들앞에서 약간 무안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후에 선생님께서 자신의 책상에서 주안이의 시험지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 사실을 반 아이들앞에서 ‘내가 실수하였다. 정말 미안하다’고 하면서 돌려 주었습니다. 자신의 권위를 생각하면, 적당하게 돌려줄 수 있었고, 적당하게 사과할 수 있었을텐데, 선생님께서 그렇게 사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선생님의 권위는 내가 틀리지 않는 사람임을 보여주는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부족하며, 실수할 수 있는 연약한 인생임을 정직하게 고백할 때 나오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직이 실력이며, 정직이 능력입니다. 정직할 때 믿음안에서 그 관계가 굳건하게 세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현대사회는 자신의 약점은 잘 감추고, 자신의 감정은 드러내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 훌륭한 사람으로 평가받곤 합니다. 나의 실수를 감추고, 나의 속내를 감추고, 나의 수준을 감추려 합니다. 그러나 감추인 모든 것이 주님앞에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기에, 감추는 인생이 아니라 정직하게 드러내는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실수도 드러내고, 연약함도 드러내고, 속내도 드러내고, 한계도 드러내고, 아픔도 드러내고. 그로인해 사람들에게 정직한 사람으로, 주님 앞에 숨길 것이 없는 인생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